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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안심리, 트라우마, 미스터리스릴러) 무서운 걸 보고 나서 멀쩡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영화 〈앵커〉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파고듭니다. 뉴스 앵커 정세라가 이상한 제보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처음엔 단순한 장난처럼 보이던 것이 실제 시체 발견으로 이어지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손을 꼭 쥐고 있었던 건, 세라의 이야기가 그냥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제보 전화 한 통이 만들어낸 불안의 연쇄뉴스 앵커가 방송 전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다 전화 한 통을 받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전화를 건 여자는 자신을 '윤미소'라고 소개하며, 누군가가 자신을 침해하고 있다는 급박한 제보를 합니다. 황당하게도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정세라 앵커에게 직접 와 달라고 요구하죠. 제가 .. 2026. 9. 9.
시간위의 집 (모성애, 시간왜곡, 공포스릴러) 공포영화가 무서운 이유가 귀신 때문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 영화는 그 전제를 정면으로 뒤집습니다. 영화 「시간위의 집」을 보고 나서 제가 가장 오래 붙잡혀 있던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슬픔이었습니다. 25년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가 끝내 포기하지 않은 것이 자신의 누명이 아니라 사라진 아들이었다는 사실, 그 한 가지가 영화 전체를 지탱하고 있었습니다.모성애 — 억울함보다 아이가 먼저였다공포영화를 보면서 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는 장르 관습에 따른 점프 스케어, 즉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 정도를 기대했습니다. 여기서 점프 스케어란 화면 전환이나 소리를 급격히 이용해 순간적인 공포 반응을 유도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그런데 .. 2026. 9. 9.
침묵 (부모의 사랑, 진실과 희생, 스릴러 반전) 자식을 위해서라면 살인까지 덮을 수 있을까. 영화 〈침묵〉(2017)은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아버지 태산의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제 판단이 완전히 흔들렸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부모의 사랑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영화는 유명 가수 박윤아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됩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재벌 회장 임태산의 딸 미라. 태산은 곧바로 유능한 변호사 희정을 선임하고, 증거를 지우고, 목격자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딸을 보호하려 합니다.저도 예전에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주변 사람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무.. 2026. 9. 9.
공초도사와 슈퍼 홍길동 (코믹 활극, 권선징악, 1988년 영화) 잘못을 저질렀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더 용감한 행동일까요,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하는 게 더 편한 걸까요. 저는 초등학생 때 친구 가방을 장난으로 숨겼다가 선생님 앞에서 그 질문과 정면으로 맞닥뜨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어린이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 봤을 때, 화면 속 홍길동의 선택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코믹 활극이라는 장르, 웃기면서도 묵직했습니다1988년에 제작된 「공초도사와 슈퍼 홍길동」은 코믹 활극(Comic Action)이라는 장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코믹 활극이란 액션과 코미디를 결합한 형식으로, 싸움 장면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진지한 무협이 아니라 "싸우다 넘어지는 것 자체가 개.. 2026. 9. 8.
영화 결백 (억울한 오해, 표적수사, 가족의 진실) 저도 처음엔 단순한 법정 스릴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결백〉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살인범으로 몰리고, 딸이 변호사로 나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제가 예전에 겪었던 억울한 오해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증거보다 정황만으로 사람을 단정짓는 일이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억울한 오해 — 증거 없이 범인이 된다는 것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물건 하나가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물건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의심을 받았는데, 그 답답함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분위기가 이미 기울어지면 말이 통하지 않더라고요. 결국 다른 친구 가방에서 실수로 들어가 있던 게 발견되면서 오해가 풀렸지만, 그때 .. 2026. 9. 8.
도어락 리뷰 (현실공포, 스토킹범죄, 혼자사는여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현실 스릴러"가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2018년 개봉작 「도어락」은 혼자 사는 직장 여성이 자신의 집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실제로 비슷한 일을 겪은 뒤에 이 영화를 봤기 때문인지, 화면 속 장면들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현실공포가 귀신보다 무서운 이유영화를 보면서 제가 계속 떠올린 건 귀신이 아니라 어느 날 밤 제 집 현관에서 들렸던 도어락 버튼 누르는 소리였습니다. 아무도 올 사람이 없는 시간에 그 소리가 들렸을 때, 저는 문 쪽으로 가지도 못하고 휴대폰만 꽉 쥐고 서 있었습니다. 나중에 층을 잘못 찾아온 사람이었다는 걸 알았지만, 그 몇 분이 제 인생에서 꽤 .. 202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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