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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남북협력, 소말리아내전, 분단현실) 평소에는 눈도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 있어도, 정작 위기 앞에서는 그 사람 손을 먼저 잡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남한과 북한 외교관들이 함께 목숨을 걸고 탈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저도 처음엔 '남북 협력'이라는 소재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보고 나서는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남북협력,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생존의 논리였다일반적으로 남북 협력을 다룬 한국 영화는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흘러간다는 인상이 많습니다. 저도 비슷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가디슈」는 달랐습니다. 남북이 손을 잡는 장면이 감동을 위해 설계된 게 아니라, 살아남으려면 선택지가 없다는 냉정한 현실에서 출발하고 있었.. 2026. 8. 19.
헌트 (의심, 조직 권력, 간첩 영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헌트」를 틀었을 때 단순한 첩보 액션물이겠거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 중 누가 진짜 내부 간첩 '동림'인지를 끝까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이 영화, 혹시 같은 편을 의심해본 경험이 있다면 훨씬 더 깊이 박힐 겁니다.의심이 한번 생기면, 상대의 모든 행동이 달라 보인다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한 번 의심이 생기면 상대방의 아무 말도 그냥 들리지 않습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특정 안건에서 유독 말을 아꼈던 적이 있었는데, 처음엔 별생각 없이 넘겼다가 한번 '혹시 다른 의도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수상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피곤해서 말이 없었던 것뿐.. 2026. 8. 18.
올빼미 (소현세자, 주맹증, 인조)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소현세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냥 인조의 아들, 청나라에 볼모로 갔다 돌아온 세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영화 「올빼미」를 보고 나서야 그 죽음 뒤에 얼마나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사 기록의 빈틈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운 작품인데, 보고 나서 실제 조선왕조실록까지 찾아보게 만든 영화는 오랜만이었습니다.소현세자의 죽음, 역사는 무엇을 기록했나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히 "독살 의혹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실록에는 실제로 소현세자의 시신에서 칠규(七竅), 즉 눈·귀·코·입 등 일곱 개의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2026. 8. 18.
귀공자 줄거리 (코피노, 심장이식, 반전결말) 피를 나눈 아버지가 아들의 심장을 노린다면, 그게 과연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영화 「귀공자」를 처음 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필리핀 혼혈 청년 마르코가 아픈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려다 한국에서 맞닥뜨린 현실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잔인하게 뒤집힐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코피노라는 단어가 무기가 되는 순간영화는 갱단을 제압하는 정체불명의 사신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마르코가 등장하죠. 뛰어난 격투 실력을 가졌지만, 그가 그 능력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어머니의 수술비.저는 이 설정이 단순한 서사 장치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돈이 절실할 때 사람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을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마감이 급박.. 2026. 8. 18.
리바운드 영화 후기 (포기, 팀워크, 실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스포츠 영화겠거니 하고 틀었는데, 중반부터 자꾸 멈추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리바운드」는 선수도, 코치도, 팀도 전부 바닥에서 시작합니다. 그 바닥에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걸 건드렸습니다.해체 직전 팀,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채울 때가 있습니다. 노력하는데 결과가 안 나오고, 주변에서도 그냥 접으라는 분위기일 때요. 「리바운드」의 강양현 코치가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전국 대회 MVP 출신이지만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코치가 된 강양현은, 처음부터 최악의 조건을 안고 시작합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는 선수도 .. 2026. 8. 17.
파일럿 영화 리뷰 (직업과 가족, 성차별, 재도전) 잘나가는 파일럿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다면, 그게 과연 본인만의 문제일까요? 영화 「파일럿」을 보면서 저는 이 단순한 질문 하나가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직업, 가족, 성별 편견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코미디인데, 웃다가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직업과 가족 — 열심히 일한다는 착각파일럿이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전문직입니다. 항공기 기장(Captain)은 국토교통부 항공종사자 자격증명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실제 비행 경력까지 수천 시간이 쌓여야 자격이 주어집니다. 여기서 기장이란 항공기 운항 전반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 조종사를 의미합니다. 그만큼 자부심이 강할 수밖에 없고, 영화 속 주인공도 그 자부심이 너무 크다 보니 실언 한 번에 무너진 충격이 .. 202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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