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13 리바운드 영화 후기 (포기, 팀워크, 실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스포츠 영화겠거니 하고 틀었는데, 중반부터 자꾸 멈추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리바운드」는 선수도, 코치도, 팀도 전부 바닥에서 시작합니다. 그 바닥에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걸 건드렸습니다.해체 직전 팀,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채울 때가 있습니다. 노력하는데 결과가 안 나오고, 주변에서도 그냥 접으라는 분위기일 때요. 「리바운드」의 강양현 코치가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전국 대회 MVP 출신이지만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코치가 된 강양현은, 처음부터 최악의 조건을 안고 시작합니다. 부산중앙고 농구부는 선수도 .. 2026. 8. 17. 파일럿 영화 리뷰 (직업과 가족, 성차별, 재도전) 잘나가는 파일럿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다면, 그게 과연 본인만의 문제일까요? 영화 「파일럿」을 보면서 저는 이 단순한 질문 하나가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직업, 가족, 성별 편견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코미디인데, 웃다가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직업과 가족 — 열심히 일한다는 착각파일럿이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전문직입니다. 항공기 기장(Captain)은 국토교통부 항공종사자 자격증명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실제 비행 경력까지 수천 시간이 쌓여야 자격이 주어집니다. 여기서 기장이란 항공기 운항 전반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 조종사를 의미합니다. 그만큼 자부심이 강할 수밖에 없고, 영화 속 주인공도 그 자부심이 너무 크다 보니 실언 한 번에 무너진 충격이 .. 2026. 8. 17. 탈주 리뷰 (자유, 선택, 이제훈) 10년을 버텼는데, 제대하면 자유로울 줄 알았습니다. 영화 의 규남이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오래 다닌 직장을 그만두던 날, 드디어 내 삶을 살 수 있겠다 싶었는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누군가가 이미 다음 길을 정해놓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250만 관객이 이 영화에 열광한 이유, 제가 직접 겪어보니 단순한 탈출 액션이 아니었습니다.자유란 뭔지, 규남이 10년 만에 물었다영화는 꽤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탈주를 꿈꾸는 북한군 규남(이제훈)이 10년 군 복무를 마치고도 정작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정하지 못하는 장면, 저는 그 장면에서 멈칫했습니다. 군대장 동지 없이 어찌 사냐며 만류하는 동료들, 사단장 직속 보좌로 배치하겠다는 상관. 규남은 제대 이후에도 여전히 누군가의 계획 안에서만 존재해야 했.. 2026. 8. 17. 영화 잠 리뷰 (수면장애, 불안심리, 귀신) 가족 중 한 명이 자다가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먼저 병원을 가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의심해야 할까요. 영화 「잠」은 바로 그 경계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수면장애 이야기처럼 보였는데,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수면장애인가, 귀신인가 — 영화가 던진 첫 번째 질문영화를 보기 전, 저는 이 작품이 전형적인 귀신 공포영화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출발점은 꽤 의학적이었습니다. 남편이 자다가 뜬금없이 걸어다니고,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꺼내 먹고, 이상한 소리를 냅니다. 영화 속 의사는 이 증상을 램수면 행동 장애(RBD)로 진단합니다.여기서 램수면 행동 장애(RBD, REM Sleep Behavior Disorder)란, 수면 중 꿈의.. 2026. 8. 16. 핸섬가이즈 (오해의 법칙, 코믹 호러, 반전 코미디) 잘생긴 사람이 나쁜 짓을 할 리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반대로, 잘생겼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크게 오해받는다면 어떨까요. 영화 는 바로 그 역설을 소재로 삼습니다. 저도 처음엔 제목만 보고 가볍게 웃고 나올 영화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제가 평소에 사람을 얼마나 겉모습으로만 판단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오해의 법칙 — 도미노처럼 쌓이는 편견의 구조혹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개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확증 편향이란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반대 증거는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인지적 경향을 뜻합니다. 의 핵심 웃음 코드가 바로 이 지점에서 터져 나옵니다.극 중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 형제는 시골 숲속에 .. 2026. 8. 16. 시민덕희 리뷰 (보이스피싱, 피해자심리, 대처법)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설마 저렇게 쉽게 속겠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스크린 속 김덕희가 수수료를 여덟 차례나 송금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비슷한 전화를 받아봤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16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분노와 추적을 담은 작품입니다. 다 보고 나니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민낯 보고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보이스피싱이 통하는 이유 — 덕희도, 저도 순간 흔들렸습니다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은 어눌한 말투나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쉽게 걸러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직접 받아본 전화들은 실제 은행 직원처럼 자연스럽게 말하고, 상품명도 그럴듯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손 대리".. 2026. 8. 16.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