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1 영화 사도 리뷰 (부자 갈등, 임오화변, 정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제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영화 는 조선 21대 왕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사이의 비극을 다룬 작품입니다. 1762년 임오화변, 즉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사건을 중심으로, 권력과 기대 사이에서 무너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왕실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던 건, 그 안에 담긴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아버지의 기대가 사랑이 되지 못했던 배경일반적으로 엄격한 부모는 자식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저도 어릴 때 무엇을 해도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더 잘하면 인정받을 거.. 2026. 8. 4. 오! 문희 (나문희, 치매가족, 뺑소니수사) 솔직히 저는 가족이 같은 말을 반복할 때 짜증부터 냈습니다. 그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는 한참 뒤에야 알았고요. 영화 '오! 문희'를 보면서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뺑소니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는 이야기인데, 웃기고 긴장되고 결국 가슴이 먹먹해지는 작품입니다.나문희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영화이 영화의 제목이 왜 '오! 문희'인지 아시나요? 극 중 어머니 이름이 '오문희'인데, 이 역할을 맡은 배우가 바로 나문희입니다.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나문희 배우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하니, 처음부터 이 영화는 나문희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작품이었던 셈입니다.'오! 문희'는 2017년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으로, 정세교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데뷔.. 2026. 8. 4. 영화 엑시트 (취업난, 클라이밍, 재난탈출) 솔직히 저는 엑시트를 처음 봤을 때 그냥 가볍게 웃고 끝나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난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뭔가 억지스럽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취업에 실패한 청년이 산악부 시절 익힌 클라이밍 실력으로 가족을 구한다는 이야기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던 시절 제 기억과 겹쳐서 생각보다 훨씬 깊게 남았습니다.취업난 청년의 이야기가 재난 영화에서 통하는 이유일반적으로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소방관이나 군인처럼 위기 대응 능력이 이미 검증된 인물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엑시트는 그 공식을 정반대로 뒤집어서 오히려 더 강하게 와닿았습니다.주인공 이용남은 취업 준비생입니다. 가족 모임에서는 대놓고 무시당하고, 조카에게도 은근히 얕보이는 캐릭터입.. 2026. 8. 3. 영화 변산 (금의환향, 첫사랑, 복수) 잘 안 풀리던 시절, 저는 오래된 친구에게 연락이 오면 괜히 답장을 미뤘습니다. 잘 되고 있는 척 말하기도 지쳤고, 그렇다고 솔직히 털어놓을 자신도 없었습니다. 영화 변산은 바로 그 마음 — 실패한 채로 고향에 돌아가기 싫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박정민, 김고은 주연의 이 영화를 보며 제가 오래 외면했던 감정 하나를 다시 꺼내게 됐습니다.금의환향 콤플렉스 — 고향에 돌아가기 싫었던 이유영화 속 래퍼 학수는 쇼미더머니에 여섯 번째 도전하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쇼미더머니란 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여러 심사 단계를 거쳐 탈락하는 방식입니다. 학수는 매 시즌 3차 관문 앞에서 번번이 무너졌고, 그사이 생계는 발레파킹 아르바이트로 이어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향 부안으로 돌아가는 건 그에.. 2026. 8. 3. 82년생 김지영 (경력단절, 산후우울증, 젠더갈등) "아픈 사람한테 왜 하필이냐고 묻는 게 말이 돼?" 영화 속 지영의 이 한마디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주변 기대까지 겹쳐 겉으로는 멀쩡한 척 버티던 시절이 저에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은 특정 여성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고 있는 구조적 현실을 담은 영화입니다.경력단절과 산후우울증 —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집니다영화 속 지영은 출산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게 됩니다. 이 설정이 특별한 불운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실제 통계가 그것을 '평범한 현실'로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경력단절 여성은 약 134만 명에 달하며, 그 사유 중 육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출처: .. 2026. 8. 3. 수상한 그녀 (노인 편견, 가족 희생, 세대 공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014년 개봉작을 10년 만에 다시 꺼내 봤는데, 웃다가 어느 순간 멈칫했습니다. 오말순이 손녀 지아를 살리려고 수혈대에 누웠을 때, 제 머릿속엔 가족한테 서운했던 기억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영화 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닙니다. 노인을 향한 사회적 편견, 한 여자가 평생 짊어진 희생의 무게, 그리고 그 무게가 세대를 넘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꽤 촘촘하게 짚어냅니다.노인 편견, 우리가 생각보다 깊이 갖고 있는 것영화 초반, 오말순은 거칠고 수다스러운 칠순 할머니로 등장합니다. 욕을 달고 살고, 며느리한테 서슴없이 독설을 날리며, 손자 반지하의 음악 꿈도 단번에 잘라버립니다. 처음 이 장면들을 볼 때 저도 모르게 "저런 어른이 문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이 .. 2026. 8. 2.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54 다음